지정차로, 버스·택시·건설기계·일반차량 이용 제한 없어..사고 위험↑
12월 10일부터 전동킥보드 제한 연령 16세→13세, 무면허도 허용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공용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공용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3살짜리 내 자녀가 헬멧 등 보호장구도 없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도로위를 버스, 택시, 건설기계와 뒤섞여 달린다면 어떨까.

오는 12월부터는 이게 합법적인 운행으로 장려된다. 서울시가 도로 맨 오른쪽 차로를 자전거·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지정차로’로 정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운전면허가 없어도 누구나 13세 이상이면 전동킥보드 운전을 허용하는 12월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과 맞물리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FX마진거래

지난 10일 서울시는 ‘보행안전개선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전동킥보드 등으로 인한 보행자 불편을 줄이고, 안전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개인이동수단과 자동차가 공존하는 교통 문화를 만들겠다는 서울시 바람과 달리 교통 혼잡도와 사고 발생 위험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곧 중1도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 모는데…버스, 택시와 같이 달린다?

서울시가 지난 10일 발표한 '보행안전개선 종합계획' 중 지정차로제 관련 이미지 /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지난 10일 발표한 ‘보행안전개선 종합계획’ 중 지정차로제 관련 이미지 / 사진=서울시 제공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지정차로제’다. 법령을 개정해 서울 시내 일부 3차선 이상 도로 가장 오른쪽 차로를 자전거·전동킥보드 등의 지정차로로 내주겠다는 정책이다.에프엑스시티

이는 자전거도로가 전체 연장도로 8282km의 8% 수준에 불과한 실정에 따른 것이다. 여태 인도를 활보해 사고와 불편을 유발했던 자전거 및 전동킥보드를 도로로 내려 보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몇 군데 지정할지는 서울시와 경찰이 협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 지정차로에 버스·택시·일반차량·건설기계 등도 진입한다는 점이다. 결국 뒤섞여 도로를 달리게 된다. 20km/h 속도 제한이 적용되지만 사고 위험도가 급증할 우려가 큰 셈이다. 특히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아 급제동 등에 취약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공유PM의 증가 추세를 보면, 이 우려가 현실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2018년 150대 정도였던 서울 내 대수는 올해 3만5850여대로 200배 넘게 뛰었다. 2022년에는 20만대(개인 소유 킥보드 포함)까지 불어난다는 예측도 있다.

무엇보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12월 시행되면 전동킥보드 운행 제한 연령이 기존 16세에서 13세로 하향조정 되는 데 대한 걱정 섞인 목소리가 높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들이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몰고 버스, 택시와 같이 도로를 달리게 되는 탓이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걱정이 많이 된다. 담당 부서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본인이 타겠다고 하면 뾰족한 수가 없다”며 “현 시점에선 학교별 안전운전 교육과 홍보가 최선인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정도로가 자전거, 전동킥보드의 인도 통행을 방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행법상 개인형 이동장치는 인도를 다닐 수 없다. 하지만 교통경찰이 일일이 단속할 수 없고, 적발돼도 범칙금이 적은 탓에 이용자들은 여전히 보행자 사이를 활보한다. 지정차로로의 ‘유도’만으로 정책 실효성이 담보될지 알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서울시 측은 “종합계획의 핵심은 자전거·PM의 도로 이용 여력을 확대함으로써 인도는 보행자 전용이라는 안전 수칙을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주차 제한구역 ‘사각지대’ 존재..아파트 단지, 골목, 역 내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방치돼있는 전동 킥보드 / 사진=김태일 인턴기자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방치돼있는 전동 킥보드 / 사진=김태일 인턴기자

이번 계획에 주차 허용 및 제한 구역을 각각 12개, 14개 지정하는 안도 담겼다. 하지만 역시 허점이 보인다. 제3의 구역 전동킥보드 방치를 단속할 방안은 나와 있지 않다.파워볼실시간

현재 가이드라인에는 횡단보도·보도·산책로·지하철역 통행을 방해하는 구역만 제한하고 있다. 즉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골목, 지하철 역 안 등에 버려두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경찰과 협의 중에 있어, 모든 사항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공유PM 업체들과 MOU(양해각서)를 맺은 상태다. 제한구역 확대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현재 ‘개인형 이동수단의 관리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일명 ‘PM기본법’)‘이 지난 9월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대여사업 신고제→ 등록제 전환 △피해 배상 보험 가입 의무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도 정부 발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법안과 관련 경찰청 측은 “전동킥보드 관리가 수월해지고, 피해자 보호 여력도 커질 것”이라고 답했지만, 시민들 불안을 불식시킬 이렇다 할 근본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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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서울신문 나우뉴스]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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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속한 화산섬 라고메라에서 거대 절벽이 무너져 내렸다. 관련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인명 구조를 벌이고 있으나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라고메라섬 해안 절벽이 붕괴했다. 인근 주민들은 굉음과 함께 절벽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고 증언했다. 당시 영상에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순식간엔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붕괴를 지켜보던 인근 주민들은 수 톤의 절벽 잔해가 만든 먼지구름이 퍼지자 황급히 자리를 옮겼다. 놀란 개들은 절벽을 향해 짖어댔다.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무너진 절벽이 해안도로와 가까운 데다, 당시 주변에 캠핑카 여러 대가 있던 터라 사고 초기 인명 피해가 우려됐다. 곧장 비상사태를 선포한 라고메라 당국은 방위군과 구조대, 적십자 등 구호단체 자원봉사자 및 산악구조대 등을 급파했다. 구조견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다행히 현재까지 특별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페인 언론 ‘엘 문도’는 구조 헬기가 사고 지점에 고립된 5명을 구조했으나, 이 외 실종자 등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른 언론들도 붕괴 직전 인근에 소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한 상황이라 희생자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그러나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구조당국은 주민들을 상대로 다시 한번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구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야간 시야 확보가 어려운 탓에 잠시 철수했던 구조팀은 날이 밝자마자 수색을 재개한 상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구조 작업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너진 절벽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 추가 붕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대 출입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국가균형발전 대안은
“부울경처럼 경제·행정 통합해 활로 모색”
이춘희시장 “국회 이전 실질적 효과 높아”

[서울신문]

세종시는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고 여전히 건설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소담동 모습. 세종시 제공
세종시는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고 여전히 건설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소담동 모습. 세종시 제공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내몰린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거점 개발과 압축도시에 기반한 메가시티 전략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급속히 바꾸고 있다. ‘뭉치면 산다’보다는 오히려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생존 전략인 셈이다.

김태환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예로 들면 세 지역이 상호 교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밀접하게 깔아 통합 경제권을 만들고 덩치를 키운 규모의 경제를 마련해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메가시티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인 우원식 의원은 “지역 소멸을 막고 발전시키려면 적어도 지역별로 인구 300만~500만명 규모의 초광역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를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다극분산형 체제로 전환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몸집을 불리기는커녕 빠져나가는 인구를 막기도 어려운 마당에 개별 지자체만으로는 활로를 모색할 수 없다. 조판기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혁신도시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혁신도시 시즌2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연계해 강력한 국토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경북, 광주·전남에서는 행정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부산·울산·경남에서 생활경제권 통합 중심 메가시티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충청권에서도 메가시티 논의가 시작됐다.

프랑스의 경우 2016년 광역과 도의 자발적 행정구역 통합과 경계 변경을 통해 22개 광역을 13개로 재편하고 지역전략 수립 역량을 갖추도록 했다. 그 결과 광역의 평균 인구는 30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상승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중심축을 중부권에 만들려면 인구 50만명이 목표인 세종시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행정수도 세종과 디스플레이산업 중심의 천안·아산, 중국 교류 전진 기지인 충남 서해안, 과학기술도시 대전, 바이오의약도시 청주·오송 등 충청권 전체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함께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 “국회가 이전하면 관련 기관과 협회, 단체 등도 함께 세종시로 오게 돼 인구 분산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국정 운영 축이 세종으로 이동하게 된다”며 “상징성과 함께 실질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이전 공공기관을 특정 혁신도시 몇 곳에 집중 배치해 초강력 혁신도시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향하는 인구 이동은 2015년 이후 감소 추세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형평성을 고려해 각 시도에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골고루 배치해 주는 방식이었기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달성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더 많은 공공기관을 특정 혁신도시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초강력 혁신도시를 만든다면 혁신도시가 지역 발전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2020 영산강 유역 마한 문화포럼 개최
전남·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공동 주최
잊혀진 역사·문화 복원.. 관광자원 육성
국제 학술대회·마한 영상·유물 전시회도
“마한문화유산 유네스코 유산 등재 노력”

[서울신문]

지난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 빌딩에서 열린 ‘2020 영산강유역 마한 문화포럼’ 행사의 포문을 연 ‘마한 문화권 비전 선포식’에 안용수 서울신문사 부사장을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해 대형옹관을 봉인하는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첫 번째 안 부사장, 여섯 번째 정 청장, 일곱 번째 김 지사.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지난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 빌딩에서 열린 ‘2020 영산강유역 마한 문화포럼’ 행사의 포문을 연 ‘마한 문화권 비전 선포식’에 안용수 서울신문사 부사장을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해 대형옹관을 봉인하는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첫 번째 안 부사장, 여섯 번째 정 청장, 일곱 번째 김 지사.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잊힌 고대 마한의 역사와 문화 복원에 앞장서 마한문화유산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자원으로 키우겠습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3~15일 3일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잠들었던 고대해상왕국 마한을 깨우다’란 주제로 열린 ‘2020 영산강유역 마한 문화포럼’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마한문화권의 개발은 전남의 미래발전 전략인 ‘블루이코노미’, 그중 블루투어의 핵심 축으로 마한사 복원과 관광자원화를 위해 마한역사문화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면서 “나아가 마한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한은 진한, 변한과 더불어 고조선 이후에 생긴 삼한 중 하나로 54개 부족 국가로 이루어진 나라였다. 삼한 중에 가장 세력이 컸으며 현재의 전라도 지방 외에도 경기도, 충청도까지 걸쳐 있었던 나라다.

이번 행사는 전남도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사와 전남문화재단이 주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됐지만, 서울신문사 유튜브와 으뜸전남튜브, 서울신문사 대형전광판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행사의 포문을 연 ‘마한 문화권 비전 선포식’에는 안용수 서울신문사 부사장을 비롯해 김 전남지사, 김한종 전남도 의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했다. 안 부사장은 “국민들에게 영산강유역 마한문화권의 존재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관계기관의 다양한 지원과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 마한문화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는 ‘옹관’을 봉인하는 독특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옹관이란 항아리 모양의 토기를 사용한 관으로, 이날 퍼포먼스를 위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대형 옹관 재현품을 기증했다. 행사 관계자는 “대형 옹관을 봉인하는 퍼포먼스는 잠들었던 고대해상왕국 마한을 깨우고 더불어 전남도민의 염원을 담는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는 ‘마한 문화권 마스터 플랜 수립’을 위한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임영진 마한연구원장이 마한문화권의 시공간 범위와 문화 특성에 대한 기조 강연을 맡았으며, 국내 전문가들은 물론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문화유산 보호센터, 일본 군마현매장문화재센터 등에서도 참가했다.

서울신문사 앞 서울마당에서는 3일 내내 마한문화권 홍보관을 열어 지나는 시민들에게 마한과 관련된 영상, 유물 등을 소개했다. 이 밖에도 전남의 마한을 주제로 한 ‘제1회 마한학술·웹툰 경연대회’, 대학생 서포터즈와 함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활동도 진행됐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4일 오후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4일 오후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 내에 규제지역 집을 살 경우 대출을 회수하는 등의 핀셋 대출규제를 발표하면서,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모으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는 뜻) 대출’로 집을 사려던 사람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앞으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대출 시행 전 신용대출을 최대한 받으려는 ‘막차’ 수요도 몰릴 전망이다.


“옥상옥 규제에 무주택 실수요자 피해”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주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통해 이달 30일부터 연 소득 8,000만원 이상인 사람이 신용대출을 1억원 이상 받을 경우 개인(차주) 단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신용대출을 1억원 넘게 받은 뒤 1년 내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대출을 2주 안에 회수한다.

DSR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론 등을 포함한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따지는 지표다. 현재는 규제지역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신규 주담대를 받을 경우 DSR 40%(은행권 기준)가 적용되는데,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사람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의미다.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부동산 투기와 신용대출 증가세를 한 번에 잡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런 규제는 당장 내 집 마련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돈줄까지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데다, 집값 급등으로 대출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를 더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이 넘는 서울처럼 규제지역에서는 통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고한도(40%)까지 대출을 받아도 집값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에 상당수가 모자란 금액 중 1억~2억원 가량은 신용대출로 조달하고 있는데, 이젠 이런 영끌도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대책은 주택 구입시 신용대출을 이용하지 말라는 건데 요즘 신용대출로 집을 사는 사람 상당수는 다주택자가 아니다”라며 “중저가 주택이라도 한 채 구매하려는 무주택자의 신용대출까지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실제 정부 발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전세 가뭄에 대출로 주택 매수를 준비했지만 계획이 틀어졌다”거나 “갖은 노력 끝에 고소득자가 됐고 신용을 바탕으로 돈을 빌리려 했는데, 정부가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강력하게 실행 중인 주담대 규제에 더해 신용대출까지 옥죄는 것은 ‘옥상옥(屋上屋)’ 규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한 마디로 ‘현금부자 아니면 집 사지 말라’는 것”이라며 “무주택자가 주택 한 채를 사는 경우는 예외로 두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30일 전 ‘막차’ 수요도 늘 듯

대책 시행 전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30일 이전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규제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책이 발표된 지난 13일 오후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신용대출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은행 관계자는 “예비 차주들이 이번 대책을 정부의 ‘영끌 금지령’으로 받아들이면서 당장 자금이 필요 없어도 우선 받아두지 않으면 앞으로는 못 받을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서 2금융권에 대한 DSR 규제 내용이 불명확해 자칫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 우려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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