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로 기술 자립 어려워진 중국
채용 사이트에 노골적 모집 공고 올려

노골적인 중국 반도체 인력 유출. /조선일보
노골적인 중국 반도체 인력 유출. /조선일보

‘해외 근무 가능한 D램 설계자 모집 △담당 업무: 10나노 DDR4 설계 △경력: S, H 반도체 관련 부서 근무자 우대 △연봉은 최고 조건 대우 가능, 주택은 제공 가능, 자녀 국제 학교까지 보장 가능’동행복권파워볼

최근 국내 한 채용 사이트에 올라온 구인 공고다. 중국에서 근무할 D램 반도체 기술자를 스카우트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S)와 SK하이닉스(H) 근무자를 우대한다고 했다. 30나노 이하급 D램 설계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돼 있다.

지난 8월 초에는 연구⋅개발비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최신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을 중국 기업에 팔아 넘기려던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일당 중에는 전직 삼성디스플레이 수석 연구원과 삼성디스플레이 장비 협력 업체 대표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한국의 첨단 기술과 인력을 빼가려는 중국의 시도가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헤드헌터 등을 통해 암암리에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대놓고 채용 사이트에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등 첨단 부품과 기술을 외부에서 공급받기 어려워진 중국이 기술 자립을 위해 한국의 기술과 인력 빼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잡코리아에 올라온 중국 근무 D램 설계자 모집 공고. /인터넷 캡처
잡코리아에 올라온 중국 근무 D램 설계자 모집 공고. /인터넷 캡처

◇연봉 3~4배, 자녀 국제 학교 보장

중국의 한국 기술 인재 빼가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1일 현재 채용 사이트에는 반도체 식각 공정 기술자 차·부장급을 뽑는 공고, 반도체 열처리(퍼니스) 공정 경력자 모집 공고, OLED 중간체 연구개발 임원급 모집 공고, 자동차 파워 배터리 시스템 개발 부장급 모집 공고 등이 올라와 있다. 근무지는 모두 중국이다.파워볼게임

중국의 배터리 업체 CATL은 작년 7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한국 인재들을 대상으로 기존 연봉의 3~4배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부장급 이상 직원에게는 세후 3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국제 학교 입학, 칭화대 등 명문대 입학을 보장해준다며 접근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한직으로 밀려난 임원이나 퇴직 기술자들은 중국의 주요 영입 대상이다. 삼성전자에서 D램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며 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던 A씨는 삼성SDI로 발령이 나자, 2018년 중국 반도체 업체로 이직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전직 금지를 당했다.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 6월 중국 시스템 반도체 설계 생산 업체 에스윈에 부회장으로 가려다가 논란이 일자 포기했다.

중국은 기술 인력뿐만 아니라 중국 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국의 첨단 기술 기업 육성과 함께 한국 등 외국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 대놓고 빼가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두뇌 유출 지수는 4.81로 세계 30위다. 미국(6.86), 독일(6.06), 이스라엘(6.22) 보다 낮다. 지수가 낮다는 건 그만큼 인재 유출이 심하다는 뜻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2018년 해외로 유출된 산업 기술과 영업 비밀 71건 중 중국으로 흘러간 것이 48건(전체의 68%)이었다.

중국은 여러 편법을 사용해 인력 유출 사실을 감춘다. 한 디스플레이 대기업 직원은 “퇴직한 임원이 업종이 다른 중국 회사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소속은 유령 회사고 실제 일하는 곳은 디스플레이 업체였다”고 했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과 교수는 “중국은 기술 내재화에 성공하기 위해 외부 인재 영입이 필수적”이라며 “대만의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등 대만과 미국이 가까워지면서 중국 입장으로서는 한국 인재 영입이 유일한 방법이 됐다”고 했다.

◇“핵심 기술 인력 국가가 보호해야”

노골적인 기술 인력 빼가기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만큼 중국이 초조하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테크 기업 수십곳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달성하는 ‘반도체 굴기’를 꿈꾸고 있지만, 미국 등의 견제로 현재 자급률은 15.7%에 그치고 있다.

외부에서 핵심 부품 등을 공급받기 어려워지자 중국 업체들은 ‘기술 자립‘을 시도 중이다. 화웨이는 부품 자립화를 위한 ‘난니완’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양쯔메모리(YMTC)는 올해 말에 12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올해 작년 매출의 2배인 67억달러(약 8조원)의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 첨단 기술 인력의 중국 유출을 막을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어 기술 인력의 이직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면서 “핵심 기술 보유자를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서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가 안보 기술 기준을 더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통해 첨단 기술과 인력의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
고2 귀화선수 비웨사 다니엘

지난해 4월 첫 공식 대회에서 11초14를 기록했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 원곡고 2)는 올 7월 KBS배 육상대회 남고부 100m에서 10초69로 첫 우승을 신고한데 이어 8월 추계중고육상대회에서는 2관왕(남고부 100m, 400m 계주)에 올랐다. 평소 훈련하는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출발 자세를 하고 있는 다니엘. 안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해 4월 첫 공식 대회에서 11초14를 기록했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 원곡고 2)는 올 7월 KBS배 육상대회 남고부 100m에서 10초69로 첫 우승을 신고한데 이어 8월 추계중고육상대회에서는 2관왕(남고부 100m, 400m 계주)에 올랐다. 평소 훈련하는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출발 자세를 하고 있는 다니엘. 안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늦게 시작해서 아직 부족한 것이 많아요.(웃음)”

최근 한국 육상 남자 고등부 단거리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고교에 입학한 뒤에야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한 늦깎이 스프린터가 100m 무대를 휘젓기 시작해서다. 주인공은 안산 원곡고 2학년인 비웨사(성) 다니엘 가사마(17·이하 다니엘·사진)이다.파워볼사이트

경기 안산에서 나고 자랐고 이 지역에서 ‘잘 뛰는 아이’로 유명했던 다니엘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부모님과 함께 201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그해 11월 엘리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타고난 신체조건과 잠재력을 알아보고 선수의 길로 이끈 김동훤 원곡고 코치 밑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은 다니엘은 입문 1년 8개월 만인 올 7월 경북 예천에서 열린 KBS배 육상대회 남고부 100m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10초69로 첫 우승을 맛봤다.

이후 고교 대회에선 다니엘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충북 보은에서 열린 추계중고육상대회 100m에서 개인 최고 타이기록으로 우승했고 4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압도적인 스피드를 보이며 원곡고를 정상에 올려놨다. 다니엘은 “혼자 우승할 때는 실감이 안 났는데 계주에서 함께 우승하니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다니엘의 현재 기록은 올 시즌 고등부 2위. 남자부 전체에서는 아직 14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한국 육상 최초로 ‘꿈의 9초대’에 진입할 유망주로 꼽힌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키가 180.4cm인 다니엘은 다리(100.2cm)가 2000∼2019년 남자 단거리 국가대표 선수 115명의 평균(94.3cm)보다 길어 넓은 보폭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무릎 아랫부분의 길이가 53.1cm로 국가대표 평균(48.2cm)보다 약 5cm나 길다. 달릴 때 힘을 많이 쓰는 아킬레스건부터 길기 때문에 단거리 선수로는 신체적으로 타고났다. 탄력도 좋아 눈에 띄는 기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다니엘의 목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롤 모델은 자메이카 출신의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다. 다니엘은 “결승선 근처에서 좌우를 살피며 들어오는 볼트의 압도적이면서 여유로운 모습을 닮고 싶다. 평소 ‘Make it happen. shock everyone’(모두를 충격에 빠지게 하자)이라는 주문을 되뇐다. ”언젠가 태극마크를 달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열흘간의 강원 태백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집에 돌아왔다는 다니엘을 만난 건 훈련이 없던 31일이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책가방에 러닝화를 챙겨온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어디론가 달리러 간다고 했다. “기왕 나왔는데 안 뛰고 들어가면 잠이 안 올 것 같아서요(웃음).”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위는 잠시 멈췄어도 ‘한국 육상 스타’를 꿈꾸는 다니엘의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안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6·17대책으로 청주 조정대상지역 지정
외지인·법인투자 급감..수천만원씩 집값 내려가
“투자수요, 세종시로 빠져 나간다” 주장도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 조성된 '지웰시티'. (자료 한경DB)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 조성된 ‘지웰시티’. (자료 한경DB)


충북 청주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집값이 빠지는 건 물론 거래도 급격히 감소했다. 청주시는 6·13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가 강화된데다 세종시 천도론이 부각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떨어졌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청주의 7월 아파트 거래량은 1562건으로 전달(3967건)보다 60.6% 줄었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로 시장 분위기가 과열됐던 지난 5월(5410건)과 비교하면 71%(3848건)가 감소했다. 

청주 시장의 과열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여겨졌던 외지인의 매입량도 후퇴했다. 서울시와 타 시·도 거주자 매입량은 지난 7월 기준으로 578건이었다. 지난 5월 2048건에서 71% 쪼그라들었다.

방사광가속기 호재와 함께 들썩였던 아파트들은 거래체결이 더뎌졌다. 매수세는 급감했지만, 집주인은 호가를 잘 내리지 않아서다. 

 청주 아파트 거래 ‘급감’…두 달만에 7000만원 ‘하락’

지난 6월 4억5000만원까지 뛰었던  청원구 오창읍 롯데캐슬더하이스트(전용 84㎡)는 지난 8월4일 3억8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2개월여만에 7000만원이 밀려난 것이다. 같은 주택형은 지난 5~6월에 30여건 안팎으로 매매됐지만 7~8월에는 거래가 1~2건에 불과했다.

지난 5월 6억원을 찍었던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2차도 마찬가지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 5월에 40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뜨거웠지만 지난 7월에는 3건, 8월에는 1건으로 거래가 위축됐다. 지난달에 매매가는 5억4800만원이었다. 한달여만에 수천만원이 떨어지는 집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집이 안 팔리면서 전세로 전환하는 매물이 늘면서 오히려 전셋값은 안정을 찾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충북도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충북도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충북 청주의 아파트값 매매가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4개구 중에서 상당구와 서원구는 0.00%로 보합이었고, 흥덕구(0.02%)와 청원구(0.03%) 역시 보합권에 머물렀다. 

청주시가 앞서 내놓은 자료에서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6월19일부터 7월19일까지 한 달간 아파트 거래(매매, 분양권 전매)량은 1975건으로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 3개월(3~5월)간 월 평균 거래량에 비해 427건(17.8%) 줄었다. 

외지인 거래가 크게 감소했다. 청주시 외 거주자 거래가 885건으로 지정 전 월 평균과 비교하면 604건(40.6%) 감소했다. 법인 거래량은 183건(49.3%) 감소한 188건,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342건(47.4%) 줄어든 379건에 불과했다. 

 외지인·법인거래, 썰물처럼 빠져

청주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50%까지 조정됐다. 양도세와 종부세 등 세제규제가 강화됐고, 자금조달계획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7·10대책으로 법인이나 임대사업자들의 투자가 위축됐다. 

청원구 오창읍 A 부동산 중개업소는 “지난 7월 2건의 아파트 거래를 알선하는 데 그쳤다”며 “전화문의만 있을 뿐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집을 처분하면서 유명세를 탔던 흥덕구 가경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B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7~8월은 거래가 거의 없었고, 매도의뢰만 있을 뿐이다”라며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야 한다”고 전했다.

청주시는 7∼9월 아파트 거래량과 청약 경쟁률 등을 면밀히 분석해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투자수요들이 세종시로 빠져나간다는 분석도 있다. 복대동의 C공인중개사는 “외지인 투자자들이 봤을 때에는 세종시와 대전·청주는 저울질 되는 부동산이다”라며 “대전과 청주에 규제들이 나왔으니, 어차피 규제가 있을 바에는 천도론까지 있는 세종시로 갈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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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차 부품사인 지코가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내연기관 부품사들 몰락의 서막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에 워터펌프(엔진 냉각수 순환장치)와 실린더 헤드(엔진 기통 덮개) 등을 공급하던 지코는 지난 7월 대전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으며, 지난달 24일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회사는 한때(2011년) 매출 954억원, 종업원 244명이었으나 지난해 매출 798억원, 종업원 122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2015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영업적자를 내 부실이 누적돼 왔고,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이번에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는 60년 역사를 가진 데다 부품사 협의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의 신달석 이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여서, 부품업계에선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00대 자동차 부품사 중 55개가 적자

이 회사는 지난해 현대차의 신차 생산에 맞춰 140억원의 설비 투자를 단행했지만, 올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상반기 매출은 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400억원에서 10% 가까이 줄었고, 영업적자는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 적자에서 9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68%였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382%까지 급증했고, 올 상반기엔 외부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표명하는 등 사태가 악화됐다.

업계에선 지코의 법정관리행이 경영권 갈등 등 내부 원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지만, 결국 내연기관 부품사들 몰락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기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흐름에 현대차 역시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차 부품 산업으로 전환하지 못한 부품사들은 결국 구조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약 3만개)의 절반 정도로 만들 수 있어, 내연기관 부품사들의 설 자리는 더더욱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면서, 이 같은 지각변동은 가속화하고 있다.

영세한 2~3차 부품사뿐 아니라 중견기업들이 많은 1차 부품사들도 현재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 상반기 국내 자동차 부품사 상위 100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55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00사 중 83사는 매출이 감소했고, 매출이 증가한 곳은 17사에 불과했다.

100개사 매출 중 대기업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해 쏠림 현상이 심했다. 또 100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1%대로 떨어졌다. 상반기 기준 2018년 3.03%에서 2019년 3.74%를 기록했으나 2020년 1.46%로 급락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2%도 안 되는 회사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 기업’으로 인식된다.

감소하는 자동차 부품업 고용 인원
감소하는 자동차 부품업 고용 인원

◇수출 위기에 내수까지 부진

수천개 부품사들의 경영 위기는 외부에 잘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영세 2~3차 부품사들은 이미 많이 정리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 자동차 산업에 직접 고용된 인원(고용보험 가입자 수)은 최근 계속 줄고 있다. 2016~2017년 40만명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말엔 38만1000명까지 줄었고, 지난 7월엔 37만3000명으로, 올 들어서만 8000명이 더 줄었다. 이 중 대부분이 영세 부품업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사의 생산량은 162만76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2만8332대보다 19.8%가량 줄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실적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1일 발표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완성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29억달러, 자동차 부품 수출은 27% 감소한 17억달러로 수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증가세였던 내수 판매마저 지난달엔 개소세 인하 폭이 줄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1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8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가 3.2% 증가하는 데 그쳤고, 기아차 내수 판매는 11.3% 감소했다. 한국GM도 내수 판매가 8%, 르노삼성은 21.5%, 쌍용차는 15.5% 감소했다.

이항구 자동차부품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18년 현대차 1차 부품사인 중견기업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내연기관 부품사들의 몰락 조짐이 보였는데, 올해 코로나 사태로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전후방 산업 효과가 막대한 자동차 산업 위기로 실물 경기 침체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내년 예산안 556조원
눈길 끄는 이색사업들

내년부터 스마트폰만 있으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가 도입돼 신분증을 직접 갖고 다녀야 했던 불편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증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호흡기, 발열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전국에 호흡기 전담 클리닉 1000곳이 운영된다.

정부가 1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에서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주요 사업을 소개한다.

○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 K방역 강화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K방역에 1조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현재 500곳에서 1000곳으로 늘린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은 음압설비 등을 갖춘 동네 병·의원으로, 정부는 설비 구입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65세 이상 노인과 임신부 등 약 1500만 명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지방에는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선다. 상대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 감염병 환자를 일시 격리하고 치료하기 위한 전문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현재 양산부산대병원(영남), 조선대병원(호남), 순천향대 천안병원(중부) 등이 지정됐다.

○ 현역·상근예비역 이발비 1만 원

병사 월급은 올해 대비 12.5% 인상된다. 병장 기준으로 올해 54만900원에서 내년 60만8500원으로 오른다. 병사끼리 해주던 이발도 민간 이발소나 미장원에서 할 수 있도록 매달 이발비 1만 원이 현역은 물론이고 상근예비역에게도 지급된다. 이를 위해 421억 원이 편성됐다. 스킨, 로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위생용품 지원비도 월 7880원에서 1만1550원으로 오른다.

자격증 시험 준비나 인터넷 강의에 사용하는 병사 자기계발비(연 10만 원) 지급 대상은 8만 명에서 23만5000명으로 확대된다. 또 병사들이 민간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병사 군단체보험’을 만들어 정부가 보험료의 80%를 지원할 예정이다. 병사들은 매달 1000원대의 보험료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청년 구직수당-인턴 연계

청년들의 구직, 취업, 창업 등을 지원하는 데 3조9000억 원이 투입된다. ‘중위소득 120% 이하’(1인 가구 기준 올해 210만9000원)인 청년 10만 명에게 6개월 동안 매달 50만 원을 지급하는 구직수당 제도가 내년부터 인턴, 직업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한 ‘국민취업지원제도’로 운영된다. 구직수당을 받는 청년들이 지역 고용센터를 통해 기업 인턴을 하거나 직업 체험의 기회를 갖게 된다.

중위소득이 120%를 넘어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취업성공패키지’에 지원할 수 있다. 단계별로 맞춤형 직업 상담, 훈련, 알선을 해주고 최대 60만 원의 참여수당과 300만 원의 직업훈련비도 지급한다. 이 밖에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은 1인당 연 900만 원을 지원받는다.

○ 신분증 깜빡해도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가 도입되면 주민등록증 분실과 재발급으로 인한 비용이 연간 100억 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또 스마트폰으로 신고자의 현재 위치와 현장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돼 경찰이 출동하는 ‘보이는 112’ 시스템이 도입된다. 경찰이 문자로 보낸 인터넷주소(URL)를 신고자가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세계적 열풍인 K팝 확산을 위해 ‘온라인 K팝 공연장’도 들어선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공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획사를 위해 온라인 중계를 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어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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